나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원룸에서 식물을 키우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그런 환경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사실 나도 처음엔 자신이 없었다. 창문이 북향이라 하루 중 햇빛이 드는 시간은 겨우 30분 남짓이었다. 하지만 식물에게 빛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에너지 그 자체’다. 빛이 부족하면 잎의 색이 옅어지고, 성장 속도가 느려지며, 결국 시들해진다.
그래서 나는 인공조명을 이용해 ‘햇빛 대체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이 글은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실내 식물 조명 세팅의 실제 노하우를 담은 기록이다.
1. 인공조명, 정말 효과 있을까?
나는 처음엔 단순히 방 안의 형광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 조명은 대부분 인테리어용 조도(루멘)만 높고, 광합성에 필요한 스펙트럼(PAR 영역)은 부족하다.
식물은 인간의 눈이 보는 밝기보다 빛의 파장(특히 청색·적색 영역)을 더 필요로 한다.
실험적으로 스투키와 스킨답서스를 같은 위치에 두고, 한쪽엔 LED 스탠드를 켜고 다른 한쪽은 일반 조명만 썼다. 3주 후, LED 조명 아래의 식물은 색이 짙어지고 새순이 올라왔다. 반면 일반 조명 아래의 식물은 잎이 연해지고 성장이 멈췄다. 그때 나는 인공조명의 효과를 확신했다.

2. 어떤 조명을 써야 할까? (실제 사용기 기준)
나는 세 가지 종류의 조명을 써봤다.
| 종류 | 특징 | 결과 |
| 일반LED전구 | 밝기는 충분하지만 식물용 파장 부족 | 성장 정체 |
| 식물용 풀스펙트럼 LED | 청.적색 파장 포함, 가격 보통 | 성장 안정적 |
| 풀스펙트럼 + 타이머 기능 조명 | 자동 on/off 가능, 효율 최고 | 가장 적합 |
특히 타이머 기능이 있는 제품은 내가 출근 중일 때도 자동으로 켜지고 꺼져서, 식물이 일정한 ‘빛 루틴’을 유지할 수 있었다.
3. 조명의 위치와 각도, 그게 핵심이다
나는 초기에 조명을 너무 가까이 두었다. 그 결과, 잎 끝이 살짝 탈색되는 현상이 생겼다.
이후 조명의 각도를 조정하며 다음 기준을 정했다:
- 거리 : 식물과 조명 간 25~30cm 유지
- 각도 : 위에서 45도 방향으로 빛이 닿게
시간 : 하루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 기준)
이 세 가지를 지키자 잎의 색이 균일해지고, 스투키의 새순이 2주 만에 자라기 시작했다.
식물에게 ‘적당한 거리의 빛’이란, 사람에게 햇볕이 스며드는 창문과 같은 존재였다.
4. 내가 직접 만든 “조명 루틴”
나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조명이 켜지고 꺼지는 하루 루틴을 만들었다.
- 09:00 자동 점등
- 15:00 자동 소등
- 매주 일요일 조명 각도 점검 및 먼지 닦기
이 일정은 식물에게도 일종의 생활 패턴을 만들어 주었다.
흥미롭게도, 조명 루틴을 정한 뒤부터는 잎의 방향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식물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같아졌다.
5. 전기요금 걱정? 실제 계산해보니…
처음엔 하루 6시간 조명을 켜면 전기요금이 부담될까 걱정했다. 하지만
10W LED 조명을 하루 6시간, 한 달 30일 켰을 때 전기료는 약 1,000원 미만이었다.
작은 식물 한두 개 정도라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빛에 대한 투자치고는 매우 효율적이었다.
6. 인공조명 세팅 전후의 변화
조명을 설치한 후, 스투키의 색은 더 짙어졌고 잎의 표면이 매끄러워졌다.
스킨답서스는 새잎이 꾸준히 올라오며 덩굴이 길어졌다.
무엇보다 방 전체의 분위기가 밝아졌다. 퇴근 후 방에 들어올 때마다
작은 식물카페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났다.
햇빛이 부족한 집에서도 식물은 충분히 자랄 수 있다.
핵심은 ‘얼마나 밝은가’보다 ‘어떤 빛이 닿는가’다.
나는 이제 인공조명을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작은 햇빛이라고 부른다.
식물이 조명 아래에서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면,
도시의 콘크리트 속에서도 생명은 빛을 찾아 자란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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