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거의 없는 원룸에서 스투키를 키워본 30일간의 기록

나는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작은 원룸에서 살고 있다. 퇴근하고 방에 들어오면 형광등 불빛 외에는 아무 빛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공간에서 식물을 키워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솔직히 충동이었다. 인터넷에서 ‘공기정화 식물’을 검색하다가 스투키 사진을 보고 마음이 끌렸다. 길고 단단한 줄기가 묘하게 사람을 안정시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햇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식물이 제대로 자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은 방에 초록빛 생명을 들이기로 했다.

 

이 글은 내가 30일 동안 스투키를 키우며 겪은 변화와 깨달음을 기록한 일기다.

 

1일차 : 스투키를 데려오다

나는 퇴근길에 근처 화원에서 스투키 포트를 하나 샀다.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였고, 초록색 줄기가 여러 개 솟아 있었다. 판매자는 “이건 초보자에게 딱 좋아요. 물 자주 주지 말고 빛이 없어도 잘 버텨요.”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고 식탁 옆 책장 위에 스투키를 올려두었다. 처음엔 괜히 말도 걸었다. “오늘부터 잘 지내보자.” 그렇게 나와 스투키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작은포트에 담긴 스투키

5일차 : 물주기 실험

나는 물을 얼마나 줘야 할지 몰라 인터넷을 찾아봤다. ‘스투키는 과습에 약하다’는 말이 많았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소주잔 반 컵 정도의 물을 주기로 했다. 물을 준 다음날, 흙 표면이 살짝 촉촉했다가 이틀째 되는 날엔 완전히 말랐다. 스투키는 여전히 꼿꼿했다. 식물 하나가 이렇게 묵묵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초보자를 위한 식물 물주기 완벽 타이밍 가이드

 

 

10일차 : 햇빛 대신 스탠드 조명

내 방은 남향이 아니어서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 나는 독서용 스탠드를 켜두었다. 인터넷에서는 인공조명으로도 스투키가 버틸 수 있다고 했다. 하루 6시간 정도 스탠드를 켜두었더니 잎의 색이 조금 더 진해졌다. 나는 조명의 각도를 살짝 아래로 비틀어 빛이 잎 끝에 닿게 조정했다. 이 작은 실험이 꽤 뿌듯했다.

햇빛이 부족한 집을 위한 인공조명 세팅법

 

 

20일차 : 미세한 변화

나는 매일 스투키를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어느 날 문득 보니 잎 사이에서 아주 작은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햇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생명을 틔워내는 모습이 신기했다. 나는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식물과 함께하는 아침 루틴

 

 

30일차 : 나만의 초록 루틴

이제 나는 퇴근하자마자 스투키 앞에 앉아 잠깐이라도 눈을 쉰다. 물을 주는 날이면 가볍게 잎을 닦아주고 “오늘도 잘 자라줘서 고마워”라고 말한다. 식물은 말이 없지만, 그 존재만으로 공간의 공기가 달라진다. 내 방의 공기와 분위기가 조금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이 작은 변화가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식물 잎 닦는 올바른 방법

 

 

나는 햇빛이 거의 없는 원룸에서도 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중요한 건 빛의 양이 아니라 꾸준히 돌보는 마음이었다. 스투키는 내게 인내와 책임감을 가르쳐준 존재다. 만약 당신도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살고 있다면, 한 번쯤 작은 식물을 들여보길 추천한다. 초록의 생명은 생각보다 강하고, 그 힘은 우리의 마음에도 녹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