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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분갈이 후 식물이 시들 때 회복시키는 법

나는 처음 분갈이를 했을 때 식물이 시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새 흙으로 옮겼고, 깨끗한 화분에 심었으니 더 잘 자랄 줄 알았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자 잎이 축 처지고, 색이 바랬다.
처음엔 “실패했나?” 싶었지만, 사실 그건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라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이 글은 내가 실제로 분갈이 후 시든 식물을 다시 회복시킨 과정을 정리한
‘실전 분갈이 후 회복 매뉴얼’이다.

 

1. 분갈이 후 시듦의 진짜 이유

식물이 시드는 건 단순히 ‘분갈이 실패’가 아니다.
대부분은 뿌리 충격(root shock) 때문이다.
분갈이 과정에서 뿌리가 흔들리거나 잘리면서 수분 흡수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주요 원인 4가지 :

  • 뿌리 손상 (전이 과정 중 손실)
  • 새 흙의 통기성 문제
  • 급격한 수분·온도 변화
  • 과도한 급수

나는 이 네 가지를 모두 겪었다. 하지만 다행히 식물은 회복력을 가지고 있었다.

분갈이 후 식물이 시들 때 회복시키는 법
분갈이

 

2. 시듦 진단 체크리스트

분갈이 후 시든 상태는 아래 3단계로 구분된다.

단계 증상 대처법
1단계 잎이 약간 축 처짐, 색은 정상 관수 중단 + 통풍 유지
2단계 잎 끝 갈변, 줄기 탄력 저하 간접광 이동 + 부분 수분 공급
3단계 잎 전체가 노랗게 변함 뿌리 손상 심화 → 부분 분리 및 재식 필요

 

대부분의 식물은 1~2단계에서 적절히 회복 관리를 하면 다시 살아난다.

 

3. 실제로 내가 회복시킨 루틴

① 화분 이동

나는 식물을 햇빛이 강한 창가에 두었었다.
분갈이 직후엔 뿌리가 약해져 있어 강한 햇빛을 견디지 못한다.
→ 간접광이 드는 밝은 그늘로 옮겼다.

② 물주기 조절

많은 사람이 분갈이 후 ‘시들면 물을 더 줘야 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뿌리가 상한 상태에서 물을 주면 산소 부족하여 추가 부패가 일어난다.
→ 나는 5일간 급수 중단, 이후 흙이 완전히 마른 걸 확인 후 소량 급수(스포이드로 물기만 줄 정도) 했다.

③ 통풍 확보

나는 창문을 하루 30분 정도 열어 공기 순환을 시켰다.
통풍이 안 되면 새 흙의 미생물이 활성화되지 않아 뿌리 재생이 더뎠다.

④ 습도 유지

습도가 너무 낮으면 잎의 수분 손실이 커진다.
→ 나는 투명 플라스틱 컵을 덮어 임시 미니온실을 만들었다.(단, 하루 한 번 열어서 내부 습기 조절)

3일 후, 잎이 서서히 탄력을 되찾았다.

 

4. 뿌리 상태 점검

7일이 지나도 회복이 없으면 뿌리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확인 방법 :

  • 화분을 살짝 눕히고 뿌리 끝을 확인
  • 검게 변하거나 냄새가 나는 부분은 모두 잘라냄
  • 자른 부위에 계피가루 or 과산화수소수(3%)로 소독
  • 통풍 잘 되는 새 흙으로 재분갈이
  • 재분갈이 후 3~4일은 절대 물 주지 않기

 

5. 회복기 관리 루틴 (7일~14일차)

나는 시든 식물을 완전히 회복시키기 위해 7일 단위 루틴을 만들었다.

기간 관리 포인트
1~3일차 물 금지, 간접광 유지, 통풍 확보
4~7일차 흙 마른 후 소량 급수, 잎 미스트 1회
8~10일차 습도 유지(40~60%), 오전 햇살 노출
11~14일차 새순·잎 탄력 확인 후 루틴 복귀
 

보통 10일쯤 지나면 잎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6. 시듦을 예방하는 분갈이 요령

  • 분갈이 전날 물주기 금지 → 젖은 흙은 뿌리 손상 위험
  • 뿌리 세척하지 않기 → 자연스러운 토양균 보호
  • 새 흙은 하루 전에 통풍시켜 수분 조절
  • 분갈이 직후 5일간 간접광 유지
  • 비료 사용 금지 (2주 후부터 가능)

이 다섯 가지를 지키면 시듦 현상을 거의 막을 수 있다.

 

분갈이는 단순한 흙 교체가 아니라 식물의 환경 리셋이다.
시들었다고 해서 실패한 게 아니라, 적응 중이라는 신호다.
식물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회복한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시간이, 반려식물을 키우는 진짜 즐거움이었다.